시골에서의 주말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조용할 것 같지만 이번 주말은 유독 바빴습니다. 그동안 미뤘던 집주변 잡초제거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잡초를 제거해도 끝이 보이지 않아 오늘은 입구 쪽만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풀과 썩은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미니텃밭을 만들어 봤습니다. 텃밭을 보니 심고 싶은 작물이 많아집니다. 마침 오늘 장날이니 장 구경도 할 겸 작물을 구매해 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구매한 작물은 '방울토마토, 대추토마토, 상추, 깻잎' 3000원어치입니다. 가장 사고 싶었던 청양고추는 주변에서 심고 남은 것들을 받았습니다.작물들을 본격적으로 심기 전, 마을 한 바퀴를 산책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고추를 다 심고 쉬고 있는 어르신들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지나가며 인사를 하니, ' 미성이냐~? 예람이구나~ 이리 와봐' 하십니다. 같은 마을에 산 지 얼마 안 지났는 제 이름을 기억해 주십니다. 인사 한번 했을 뿐인데 막걸리 한 잔과 어르신들이 심고 남은 고추모종과 가지모종을  하나씩 받았습니다. 어르신들께 잘 키우겠다 약속을 한 뒤, 안 그래도 이것저것 심어보려 상추와 깻잎을 사왔다고 하니, 어르신은 '마을 한 바퀴 돌아봐라, 그럼 오늘 산건 다 얻을 수 있을겨' 하십니다.

어르신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 뒤, 집에 들어와 모종을 심어봤습니다. 잘 키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으면서도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러니, 제가 한 번 잘 키워보겠습니다!
오늘로 1월부터 계획됐던 큰일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맥문동작업인데요. 맥문동은 호흡기·순환계 질환을 다스리는 약초로 유명합니다. 잎을 먹는 거냐고요? 아니요!! 맥문동을 캐보면 뿌리에 주렁주렁 알갱이들이 달려있습니다. 그것을 잘라 씻어서 말린 뒤 차, 음료, 술로 담가 먹으면 됩니다. 어르신들은 작업을 진행하며 맥문동이 어디에 좋은 것인지 물어보십니다.

‘이게 어디에 좋데요?’
‘심장을 강화시키는 효능도 있고, 호흡기에도 좋데요. 어르신들이 드시면 더 건강해지겠는데요?’

관심을 가지며 이제는 얼마에 판매하는 건지도 물어보십니다. kg에 가격을 말하니, 어르신은 기겁을 하십니다. 왜냐고 물어보니, 이렇게 뿌리를 많이 캐도 말리는 작업까지 하면 무게는 줄어드니, 그럼 일한 것에 비해 가격이 너무 싸다는 것입니다. 작업을 하며 어르신들도 힘드셨나봅니다.

그렇게 12과 16일은 어르신들과 맥문동을 캐고, 손질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17일은 심기, 18일은 뿌리 씻기 및 말리기를 진행했습니다. 약 10명의 어르신들과 3일 동안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늦게 끝내줘도 오히려 불러줘서 고맙다고 하십니다.
‘늙은 사람들 불러줘서 고마워, 돈도 벌게해줘서 고맙네’하십니다.


어르신 일자리가 있는 날이면 어르신들과 함께 애써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바로 저희 직원분들입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어르신들이 작업할 동안 무슨 일을 했을까요?
맥문동을 캘 때는 옆에서 삽질을 도와주고, 맥문동을 심는 날이면 물을 주기 위해 모터 설치, 스프링클러 설치를 해야 합니다. 모터설치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어떻게 설치해야 할지 몰라 헤매기만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 설치했는데, 물이 잘 안 나오고, 한쪽에서는 물이 세기를 몇 번 반복합니다. 그렇게 물 주기를 성공하는데 이틀이 더 걸렸습니다.
밭을 지나가는 농부들은 ‘뭐 하는가?, 구경나와 봤네’ 등등 한마디씩 하며 지나가십니다.

저희가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했을까요. 초보, 왕초보 농부인 저희 힘으로는 마무리하지 못해 결국 이장님께 손을 벌려야만 헀습니다.
부족한 점을 지역분들이 채워주니,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돌봄농부학교'.

돌봄농부학교는 초등, 중등,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농촌활동을 즐기는 것입니다.

초등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작물을 기르고, 중학생은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 어르신들과 원예프로그램을 합니다. 고등학생은 사회적 농업 '고령노인 신규 작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을 거들어주고, 꽃을 함께 키웁니다.

학생들만 농촌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

농촌활동의 선배인 어른들이 멘토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아직 1회라 그런지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활동의 훈훈함에 저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그렇게 다음 활동을 기대하며 첫 활동이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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